별들의 전쟁(Star Wars)나 십자군 전쟁(Crusade)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예배 전쟁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언제 그런 전쟁이 있었나 하구요.
예배 전쟁이란 미국에서 1970년대 후반에서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교회에서 일어나는 소위 전통 예배(traditional)와 현대 예배(contemporary)와의 일대 격돌을 일컫습니다. 찬송가냐 아니면 ccm이냐, 피아노냐 아니면 전자 키보드냐, 서양 장구(드럼)를 감히 거룩한 강단 위에 놓다니, 사람도 없는데 성가대 없이 하고 찬양팀으로 대치하자, 소리가 너무 크다, 너무 작다 등등, 한국의 교회도 이민 교회도 예배 형식을 놓고 참으로 많은 진통을 겪어왔습니다. 그로 인해 교인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예배를 찾아 떠나고, 전통 예배만을 고집하는 구세대와 현대 예배만을 고집하는 신세대의 갈등으로 인해 교회가 갈라지고…
물론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긴 하지만 특히 음악에 와서는 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음악이 인간의 감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음악에 관한 의견의 차이가 감정의 싸움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그래도 이런 분열을 우려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감정의 싸움을 무마하기 위해 찬송가와 ccm이 공존하는 blend 예배를 시도하기도 하고, 아예 스타일이 다른 예배를 다른 시간에 드려보기도 합니다. 어느새 우리는 하나님께 온전히 드릴 수 있는 예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고객(?)의 취향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이 문제는 특히 이민 교회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교회는 선택의 여지가 많습니다. 교단의 취향이 있고 각 교회의 취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취향에 따라 교회를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민 교회는 그런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 4400여 개의 한인 교회가 있지만 그중에 80%는 교인 수 100명 미만의 영세교회들입니다. 대도시에서는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있는 편이지만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지역에 따라 교단의 선택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면 교회에서 다른 문제는 쉽게 타협을 하고 넘어가지만 왜 우리는 이 예배에 대해서만큼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우리의 본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창조 목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특히 지독히도 말 안 듣는 인간을 만드신 이유가 뭘까요? 왜 하나님은 새와 물고기 그리고 네발로 걸어 다니는 짐승들로 창조를 끝내지 않으셨을까요? 그랬더라면 말 안 듣는 인간 때문에 그렇게 속을 썩이지 않으셨을 텐데 말입니다.
저명한 신학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으신 하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하신 자녀들로부터 흠모와 예배를 원하신다고 성경 전체가 가르치고 있다.”[1] 이 천사도 흠모하는 예배는 오직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신 인간만이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만드신 이유는 그로 하여금 하나님을 인정하고 흠모하며 예배를 드리게 하기 위해서 지으셨다는 말입니다.
창세기에는 이 창조목적이 분명히 명시되어있지는 않지만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안의 모든 생명체를 만드시며 보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사람을 지으시고는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피조물과는 달리 인간에게는 선택의 자유권을 허락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특 징중의 하나입니다. 이 선택의 자유가 동물처럼 프로그램된 (본능) 반응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보고 느끼고 그런 가운데 내려지는 결론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배하는 그것을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유 의지에는 불순종의 여지를 남겨둡니다. 두 선남 선녀가 서로 사랑하지 않을 자유도 있지만 사랑하기로 선택하는 그런 자유 의지를 말합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는 아주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이런 큰 기대를 걸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예배는 태초보다도 훨씬 이전에 하늘에서 시작되었습니다.[2] 그런데 이 천상의 예배에서 예배 디렉터를 맡고 있던 천사장이 일대 반란을 일으킵니다. “왜 나는 하나님께만 찬양과 경배를 드리나? 내가 그 찬양과 경배를 독차지할 수 없을까?” 이 천상의 기가 막힌 드라마에 대해서 다음에…
[1] A. W. Tozer, twentieth-century pastor and theologian, cited by Whaley, Vernon M. Called to Worship. Nashville, TN: Thomas Nelson, 2009.
[2] 욥기 Jobs 38:4-7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누가 그것의 도량법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줄을 그것의 위에 띄웠는지 네가 아느냐. 그것의 주추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잇돌을 누가 놓았느냐. 그 때에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
Where were you when I laid the earth’s foundation? Tell me, if you understand. Who marked off its dimensions? Surely you know! Who stretched a measuring line across it? On what were its footings set, or who laid its cornerstone, while the morning stars sang together and all the angels shouted for joy?
[3] 전도서 Ecclesiastes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