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과 경배 예배 (Contemporary Music-Driven Worship)
60대의 남자가 Rory Norland를 찾아왔습니다. Rory Norland는 20년간 시카고의 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에서 음악 디렉터로 사역했습니다. 그동안 예술의 끼(artistic streaks)가 있는 사람들(artsy folks)과 예배에 관련해 4권의 책을 저술했고 지금은 후진 양성을 위해 한 기독교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스승이기도 하고 IWS 동창이기도 합니다. 필자가 Liberty University에서 예배학 석사학위를 할 때 교수였는데 필자가 Institute for Worship Studies(IWS)에서 박사학위를 할 때 Rory는 석사학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참 재미있습니다.
이 60대 남자는 슬픈 표정으로 Rory에게 이렇게 하소연을 합니다.
“난 지난 17년간 한 교회에서 찬양 사역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담임 목사님이 사무실로 부르더니 교회 찬양 사역이 좀 더 역동적인 찬양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젊은 찬양 사역자를 기용했으니 3개월 여유를 줄 테니까 딴 데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까? 참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전통 예배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성가대입니다. 그런데 성가대에게는 풍부한 오랜 전통의 성가곡 자료가 있습니다. 요즈음 신 성가곡도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과거에 쌓아온 엄청난 양의 성가곡이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성가대 지휘자의 경험을 중요시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주로 성가대 지휘자는 오래 봉사를 하게 되고 나이가 들수록 그 연륜을 훈장으로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CWM 찬양 인도자는 쏟아져 나오는 신곡을 소화하기에 바쁩니다. 새로운 찬양이 1-2 년이 지나면 벌써 고리타분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교인들이 잘 따라주면 그래도 낫습니다. 그러나 만약 교인들은 뒤처지고 찬양 인도자만 새로운 것을 매주 추구하게 되면 이제는 교인들이 참여하는 찬양이 아니라 관람하는 찬양이 되어버리고 감상하는 찬양이 되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찬양 인도자는 소위 new song junky가 되어버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배 시간에 새로운 찬양을 하기 위해서 찬양 인도자는 수십 번 그 찬양을 불러보아야 합니다. 그러니 예배 시간에 부를 때쯤 되면 벌써 입에서 신물이 납니다. 새로 출반된 CD나 iTunes에 출반된 새로운 찬양을 예배에 도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찬양 인도자는 항상 새로운 곡에 신경을 써야 하며 최신 유행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 찬양 인도자가 같은 교회에 10년 이상이 지나면 벌써 새로운 찬양에 뒤처지고 새로운 스타일에 뒤처지게 됩니다. 이때쯤 되면 다른 사역지를 찾아봐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신도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주에 새로운 찬양을 힘들여 배워서 이제 부를만 하니까 이번 주에 또 새로운 찬양이 나옵니다. 지난번에 배운 찬양은 언제 또다시 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찬양을 몇 개 소개하다 보면 대번 임원회 때 “찬송가 좀 합시다!”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찬양팀과 찬양 밴드가 교회 음악의 주를 이루게 되면서 전통 예배에서 행해졌던 오르간의 전주곡이 없어지고, 묵도송이 없어집니다. 대표 기도가 없어집니다. 기도송이 없어지고, 교독문이 없어지고 성가대도 없어집니다. 성경 봉독이 없어집니다. 이들 대신에 형식에 매이지 않은 CCM 찬양팀, 찬양 밴드, 그리고 찬양 리더의 간단한 기도와 함께 마음에 와닿는 (intimate) 찬양으로 예배가 시작됩니다. 모든 교인이 일어나 손뼉을 치고 손을 높이 들며 30-40분의 열정적인 찬양이 끝나면 바로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됩니다. 교파에 따라 헌신의 시간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헌금 시간이 있고 마지막으로 목사님의 축도로 예배가 마쳐집니다.
교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것이 대부분 찬양과 경배 예배의 형식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예배 형식으로 시작한 교회라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엄숙하게 전통 예배를 드려오던 교회에서는 문화적인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히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는 엄숙해야 하고 무게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딴따라들이 서양 장구(drum)를 두들겨 가며 시끄럽게 찬양을 한다고 하니 참 하나님도 참 귀가 아프시겠다는 그런 비판입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전통 예배와 찬양 예배를 소개하면서 아직 의도적으로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하는 판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각 형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기는 했지만요. 다른 4가지 형식의 예배를 소개한 다음에 이 문제를 풀어갈까 합니다.
그리고 그 찾아온 60대 남자에게 Nory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마음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 수고하셨네요. 하나님이 그 사역에 대해 보상하실 겁니다. 그런데 찬양 사역자의 또 한가지 의무는 후진 양성입니다. 이제는 무대에서 찬양 인도하는 것보다 그동안 배워온 know-how를 차세대 예배자들에게 전수할 때입니다. 그런 사역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