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전쟁 8

학자들은 예배 형식을 6가지로 구분을 합니다.[1]

  1. 고전적 예전 예배 (Formal-Liturgical Worship)
  2. 개신교적 전통 예배 (Traditional Hymn-Based Worship)
  3. 찬양과 경배 예배 (Contemporary Music-Driven Worship)
  4. 은사를 중심으로 한 예배 (Charismatic Worship)
  5. 혼합 예배 (Blended Worship)
  6. 신흥 예배 (Emerging Worship)

이 중에서 1970년대에 시작된 예배 전쟁에 직접 개입하게 된 예배 형식은 찬송가를 중심으로 한 개신교적 전통 예배와 찬양팀을 중심으로 한 찬양과 경배 예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필자가 1970년대 말 한국에서 교회 다닐 때에는 강단에 감히 기타를 들고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드럼이나 synthesizer는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던 때였습니다. 물론 학생부나 대학부에서는 이미 가스펠송이 많이 불리고 있었지만 겨우 수양회에 가서 캠프 파이어할 때나 혹은 청년부가 모일 때 기타를 치며 그런 노래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또 대부분의 가스펠송이 한국에서 작곡 작사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유행하던 것을 가사를 번역해서 사용하던 정도였습니다. 교회 대예배에서는 여전히 찬송가만 불렀고 성가대는 전통적인 성가곡들을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1987년 온누리 교회 고 하용조 목사님의 동생 하 스데반 선교사님을 중심으로 시작된 올네이션스 경배와 찬양 목요 모임을 시작으로 1990년도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CCM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라는 찬양 음악이 폭풍처럼 밀려들어왔습니다. 그렇지만 필자는 그 때 이미 한국을 떠난 지 오래여서 한국 교회에서 어떤 예배 전쟁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미국 교회 내에서 일어났던 예배 전쟁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있었겠구나 추측해 봅니다.

미국 기독교는 20세기 말에 들어서면서 교인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가슴 아픈 현실에 부딪치게 됩니다. 많은 교회에서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만 모여서 쓸쓸하게 예배를 보게 됩니다. 많은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교회 안에 젊은 사람들이 없는 이유를 고민하다가 젊은이들을 끌어드릴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제공하자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목사님이 찬양팀을 이끌 수 있는 음악적 탁월성을 지닌 젊은 전도사 혹은 목사들을 영입하게 됩니다. 지금도 가끔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상 예배 안내 게시판에 Uplifting Music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구태의연하게 질질 끄는 케케묵은 찬송가 대신 발을 구르게 하는 빠른 비트의 CCM 찬양을 하는 예배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들 찬양 리더들이 각 교회에 들어가 활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로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 모이기 시작하는데 여기서부터 예배 전쟁이 시작됩니다.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빠른 비트의 밴드 음악에 전통 예배를 고집하는 기존 교인들이 반대를 하고 나섭니다: 성스러운 예배당에 웬 록 밴드냐. 성스러운 음악은 정박에 시작을 해야지 신코페이션은 사탄의 음악이다. 왜 경박스럽게 음악이 빠르냐. 너무 시끄럽다. 우린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젊은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대로 반박을 합니다: 고리타분하게 몇백 년 된 찬송가가 웬 말이냐. 교회가 부흥하려면 시대에 적응을 해야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왜 잘못이냐. 전통 음악은 너무 느리다. 너무 가라앉는다. 우린 도저히 찬송가를 따라 할 수 없다…

좋은 의도로 젊은 예배 인도자를 영입했던 목사님들도 이 전쟁에 휩싸이게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담임 목사인 자기보다 젊은 예배 인도자를 따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크리스천으로서 화합을 위하여 기도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하지만 찬송가 세대와 CCM 세대는 점점 그 거리가 멀어져만 갑니다. 일부 예배 인도자는 자기를 따르는 많은 젊은이들을 보면서 자만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결국 교인 일부를 데리고 나가서 그 옆에 새 교회를 세웁니다. 그리고 그 교회에서는 찬송가는 자취를 감추고 오직 CCM만 불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분리되어서 나간 교회는 잘 된 교회도 있지만 망한 교회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 개신교 교계에서 일어났던 전형적인 예배 전쟁입니다.

물론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 많은 교회가 예배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데 둘 중에 하나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통 예배와 찬양과 경배 예배를 조화시키는 소위 Blended Worship을 시도해 봅니다.[3] 사실 Blended Worship을 주장했던 고 Dr. Robert E. Webber에 의하면 Blended Worship은 한 예배 안에서 찬송가와 CCM을 적당히 배합해서 부르는 정도가 아니라 전통 예배의 좋은 요소와 현대 예배의 좋은 요소를 잘 조화하여 창의적으로 새로운 예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마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 부분이라서 다음에 Blended Worship을 다룰 때 좀 더 심도 있게 다루어보겠습니다.

  1. Elmer Towns, Putting an End to Worship Wars, Nashville, TN: Broadman & Holman Publishers, 1997.

Paul Zahl, Harold Best, Joe Horness, Don Williams, Rober Webber, Sally Morgenthaler, Six Views on Exploring the Worship Spectrum, Grand Rapids, MI: Zondervan, 2004.

Logon Duncan, Dan Kimball, Michael Lawrence & Mark Dever, Timothy Quill, Dan Wilt, Perspectives on Christian Worship 5 Views, Nashville, TN: Broadman & Holman Publishers, 2009.

  • CCM은 주로 록 뮤직의 영향을 받아 싱코페이션이 많고 리듬도 엇박을 많이 사용합니다. 미국에서는 1970년도 후반에 Jesus Movement를 시작으로 전문 음반사들이 성공적으로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한국은 보통 15년부터 20년이 뒤처진다고 하니까 1990년도에 CCM이 한국 땅에 상륙한 것이 얼추 맞다고 봅니다.

그러다가 1987년 온누리 교회 고 하용조 목사님의 동생 하 스데반 선교사님을 중심으로 시작된 올네이션스 경배와 찬양 목요 모임을 시작으로 1990년도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CCM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라는 찬양 음악이 폭풍처럼 밀려들어왔습니다.[2]

신선한 음악을 접하게 된 젊은이들이 이제 이런 감동을 개 교회에 영입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소위 한국판 예배 전쟁이 시작됩니다.

  • 한국말로 번역된 혼합 예배라는 단어를 필자는 특별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딱히나 좋은 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혹시 독자가 오해를 할까 해서 그냥 원문을 쓰기로 하겠습니다. Blended W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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