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화합 17 – 복장

예배에 편안한 복장으로 가는 것이 맞나요? 아니면 정장을 하는 것이 맞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신데 뭘 그렇게 격식을 차리느냐고 합니다. 반면에 나이 지긋한 세대는 그래도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면 옷깃을 다시 여미는 것이 예의에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것은 신앙의 성장 단계와도 관계가 있는지 모릅니다.

필자에겐 아들이 둘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daddy, daddy”하다가 조금 커서는 “Hey, dad”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어엿한 청년들이 된 지금, 아직도 dad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Hello, father”라고 부릅니다. 뭔가 할 말이 있거나 원하는 것이 있구나 하고 나름 짐작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버지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 것을 봅니다. 우리 한국말도 아빠가 어느 날 아버지가 되고 어느새 아버님이 됩니다.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사랑이신 하나님의 단계를 지나 거룩하심을 알게 될 때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인가요?

또한 이에 대한 답에서 문화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흑인 교회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Sunday Best를 입도록 가르칩니다. 그래서 교회에 갈 때 꼭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습니다. 여자들은 머리에 모자를 씁니다. 필자 잘 몰랐을 때는 어떻게 교회에서 여자들이 모자를 쓰고 예배를 볼까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이것이 성경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린도전서 11장 4-6절 말씀입니다.

무릇 남자로서 머리에 무엇을 쓰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요 무릇 여자로서 머리에 쓴 것을 벗고 기도나 예언을 하는 자는 그 머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는 머리를 민 것과 다름이 없음이라 만일 여자가 머리를 가리지 않거든 깎을 것이요 만일 깎거나 미는 것이 여자에게 부끄러움이 되거든 가릴지니라

고린도전서 11:4-6 <개역개정>

그것이 고린도 교회는 고린도 지방의 풍습을 따르라는 말인지 아니면 오늘날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합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울 사도는 여자들이 기도하거나 예언을 할 때에는 머리를 가리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교회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여자들은 이 성경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는 것이라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물론 다른 성경 말씀도 순종하면 금상첨화겠지만…

버지니아 비치에 있는 Wave Church에 간 적이 있는데 예배 시간에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젊은 아빠가 역시 평상시의 옷을 입은 두 딸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서라도 아예 오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참 편해서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성스러운 예배인데 약간의 예의는 갖추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입은 옷에 따라 우리의 몸가짐 마음가짐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필자도 벌써 old generation 인가…

“있는 모습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찬양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안됩니다. “Come as you are, but go out as changed.” 따라서 이 찬양 가사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제 예배 가운데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변화되어야 합니다.

사실은 찬양팀의 복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서론이 길었습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이 찬양팀 복장 때문에 간간이 진통을 겪습니다. 앞이 터진 샌들을 신으면 안된다, 여자가 바지를 입으면 안된다, 치마는 무릎 아래로, 민소매 입지말라, 너무 딱 달라붙는 옷 입지마라 등등. 이에 대해 신세대들은 지금이 조선시대냐 아직도 그런 고리타분한 옛날 생각을 하고 있느냐 그렇게 제제를 한다면 차라리 찬양팀에서 빠지겠다 등등 팽팽히 맞섭니다. 하도 말들이 많으니까 유니폼을 맞추자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유튜브에 티셔츠를 입고 찬양을 하는 모습을 보니까 좀 인위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록 필자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초미니, 요가 팬츠, 핫 팬츠, 탱크 탑만 아니면 OK라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내 멋에 사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들을 섬긴다는 차원에서 필자 나름대로 이런 제안을 해봅니다.

  • 밖에서는 예쁠 수 있는 짧은 미니스커트는 단상에 서면 아슬아슬해서 앉아있는 성도들이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민망스러우니까 자중할 것
  • 요가 팬츠는 정말 No No. 핫 팬츠나 탱크 탑도 시선을 모이게 할 수 있으므로 자중할 것
  • 너무 번쩍번쩍하는 장신구는 자신에게로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게 할 수 있으므로 자중할 것
  • 지나친 하이힐은 보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 수 있으므로 자중할 것
  • 그냥 집에서 있던 작업복도 너무 성의 없는 것 같으니까 되도록이면 깔끔한 옷을 입도록 할 것
  • 아름다운 살결을 너무 많이 노출하는 것도 자중할 것
  • 짙은 화장도 자중할 것

결국 최종 가이드라인은 예배 가운데 하나님께 집중해야 할 우리 마음을 흩어지게 하는 것을 삼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야 우리의 겉모습보다 우리의 마음을 보시지만 내 멋대로 사는 신앙생활보다는 같이 신앙생활하는 성도들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도 중요합니다.

만약 자신의 패션이 성도들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보다 더 중요하다면 그 사람의 달란트는 찬양팀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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