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예수님이 어떻게 첫 성찬식을 거행하셨는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마가복음 14:22-23 <개역개정>
첫 성찬식은 유월절 식사 도중에 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떡을 가져다가 축사하시고 떼어주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포도주도 제자들이 한 컵을 돌려가며 마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즈음 같으면 위생상의 문제를 삼을 수도 있겠는데 사실은 포도주의 알코올이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에 전혀 위생상의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리버티 신학교에 다닐 때 성찬식을 다루는 수업 중에 성공회 신부님이 와서 성찬식을 주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설명을 해주면서 시행했던 성찬식에서 필자는 새로움과 그 중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 포도주 때문에 보건청에서 두 번이나 조사를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포도주의 알코올 농도가 살균 작용에 적합한 농도라서 전혀 위생의 문제가 없다고 했답니다.
얼마나 자주 성찬식을 거하는 것이 좋을까요?
성경에도 나타나 있듯이 초대교회 성도들은 모일 때마다 떡을 떼었다고 했습니다 (행 2:42, 46, 고전 11:24-25). 그 전통은 5세기 이후까지도 계속된 것을 역사적인 문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찬으로서의 새로운 삶이 매주일 성찬식을 통해 다시금 확증되고 변화되었던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성찬식의 기본 절차인 “떡을 가져다가 (taking), 축사하시고 (blessing), 떼어 (breaking), 나누어 주심 (giving)”의 4 단계가 놀랍게도 수세기 동안 그대로 보존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대교의 전통을 따라 하루의 시작인 저녁에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agape meal) 성찬식이 이루어졌지만 이후에 기독교가 하루의 시작이 아침인 이방 세계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레 식사와는 별개의 의식으로 자리잡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찬식을 매주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중세 때에는 천주교에서 화체설을 주장하면서 예수님의 거룩한 몸체와 피를 함부로 할 수 없다고 하여 포도주는 아예 금지되었고 떡도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그쳤습니다.
종교개혁 당시 성찬식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면서 더 잦은 성찬식을 권고했지만 개신교 모두가 따른 것은 아닙니다. 더 잦은 성찬식에 실패한 칼빈은 그래도 분기마다 1번 (1년에 4번)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면했습니다.
1960년대에 천주교에서 대대적 예배 갱신을 하면서 매주일 성찬식을 하게 됩니다. 개신교에서도 루터교와 성공회 그리고 예수교 제자회는 매주일 성찬식을 합니다. 감리교에서도 다른 교단보다는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외의 교단에서는 매달, 2개월마다, 3개월마다 혹은 1년에 두 번 정도 이렇게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초대교회를 모델로 삼는다면 그리고 그 깊은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좀 더 자주 성찬식을 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찬식의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많은 개신교에서 크래커 부스러기나 혹은 웨이퍼라고 하는 얇게 구운 과자 등을 쟁반에 넣어 돌립니다. 그리고 포도주 대신에 포도 주스를 작은 플라스틱 컵에 미리 담아서 이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쟁반에 넣어 돌립니다. 크래커 조각과 포도 주스 컵을 받아 들고 기도한 다음에 먹습니다.
그러나 성공회나 그리스도 제자회에서는 큰 빵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교회 지체의 하나됨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앞에 무릎 꿇는 스탠드에 나아가 무릎을 꿇으면 성찬식을 돕는 집사들이 빵을 앞으로 가져옵니다. 그 빵에서 한 조각을 떼어 낼 때 집사들이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라고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다른 집사가 가져온 포도주가 담긴 큰 컵에 빵을 적십니다 (intinction). 그때 컵을 든 집사는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입니다.”라고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포도주에 적신 빵을 먹습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특별 기도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를 위해 줄 서있는 성직자나 장로 혹은 집사들에게 가서 특별 기도를 받을 수 있게끔 합니다.
필자가 인상 깊었던 것은 감리 교회에 다닐 때였습니다. 매년 1월에 천명이 넘게 각 감리교회에서 훈련을 받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그 많은 사람에도 불구하고 십수 명의 목사님들이 빵과 포도주 잔을 들고 앞에 섰고 모든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에 나가서 큰 빵에서 한 조각을 떼고 포도주 잔에 적셔 먹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한 30분은 걸린 듯한데 참석자들은 당연한 것처럼 아주 엄숙하게 의식을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필자가 박사학위를 했던 신학교에서는 성찬식을 할 때 포도주와 포도 주스를 따로 마련하여 각 교단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의 교단의 교리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필자도 2년차 때 차출되어 포도주를 들고 수백 번 “This is the blood of Jesus Christ.”라고 외쳤던 영광을 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