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화합 7 – 성찬식 2

교회의 첫 시작부터 중세 종교개혁 때까지 동서를 막론하고 성찬식은 빼어 놓을 수 없는 예배의식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예배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항상 하나님과의 대화 가운데서 일어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예배로 부르시고 우리는 찬양과 기도로 응답합니다. 이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으로 응답하십니다. 그래서 설교 말씀이 있은 후에 우리의 응답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개신교에서는 찬송과 헌금으로 응답을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성찬식으로 응답을 했습니다. 성찬식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하나님의 희생에 대한 감사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성찬식은 한국말로는 주의 만찬 혹은 성찬식으로 표현이 되지만 희랍어 성경에는 성찬식에 관련하여 세 단어가 나타납니다. 영어로 번역된 것이 Lord’s Supper, Eucharist 그리고 Communion인데 사용된 단어에 따라 다른 의미가 주어집니다.[1]

Lord’s Supper

성찬식을 Lord’s Supper라고 할 때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나누었던 마지막 식사를 강조합니다.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이제는 예수님 스스로가 유월절 어린 양이 되어 죽임을 당하는 사건으로 유월절에 새 의미를 부여하십니다. 이 의미의 성찬식이 얼마나 중요했던지 4복음서 모두에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물론 Lord’s Supper라는 표현은 4복음서에는 없습니다. 나중에 바울이 이 사건을 칭하여 Lord’s Supper라고 일컬은 것입니다 <고전 11장 20절>.

이 의식에서 예수님이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면서 성찬식을 할 때마다 주님을 기억하라고 부탁하십니다 (Do this in remembrance of me). 주의 만찬의 초점은 지나간 사건의 기념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 의식을 행합니다. 종교개혁 이후 많은 개신교에서는 주로 이런 의미의 엄숙하고 때로는 어두운 분위기에서 성찬식을 행해왔습니다.

Eucharist

또한 성찬식에 관련하여 Eucharist라는 단어가 성경에 나옵니다 <마가복음 14:22-23, 고린도전서 11:24>. 성찬식을 Eucharist라고 부를 때에는 감사의 의미가 부각됩니다. 그래서 기쁨과 축하의 분위기에서 이루어집니다. 마가와 바울 사도가 성찬식을 가리키며 Eucharist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에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서 하신 일을 축하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Eucharist의 초점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뿐만이 아니라 부활에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나 빈 무덤에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뿐만이 아니라 모든 악의 세력을 이기신 Christus Victor 승리자 그리스도를 축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초대 교회는 축하 분위기의 성찬식을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찬식에 참여할 때마다 떡과 포도주를 나눌 때마다 예수님의 죽음뿐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고 다시 실감했을 것입니다. 그 부활의 감격은 감사로 이어집니다. Eucharist 의미에서의 성찬식에서는 참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사와 축하의 분위기를 갖게끔 권장합니다. 찬양과 감사의 기도, 신앙고백, 간증 및 춤까지도 동원합니다. 필자는 결혼식에서 성찬식을 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감사와 축하의 의미의 성찬식을 행하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해석을 했습니다.

Communion / Koinonia

또한 성찬식에 관련하여 Communion이라는 단어가 성경에 나옵니다 <사도행전 2:42, 고린도전서 10:16>. 성찬식을 말하면서 Commun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는 운명을 같이한 공동체의 의미가 부각됩니다. 희랍어로 코이노니아인데 성찬식에 참여하는 공동체, 하나됨, 참여의식, 나눔의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떡을 떼어 나누고 포도주를 서로 나누는 행위에 큰 의미를 둡니다. 특히 개교회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주일에 Communion에 참여하는 전 세계의 모든 크리스찬들이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 의미는 에베소서 4:4-6절에도 잘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에베소서 4:4-6 <개역개정>

Communion은 온화하고 따뜻한 초청하는 분위기에서 행해집니다. 무엇보다도 관계와 서로를 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조용한 축하 분위기 가운데 하나님이 신비한 방법으로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에 대한 감사와 깊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처럼 주의 만찬은 성경상에 마치 프리즘처럼 세 가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에 따라 교회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보다는 그날 설교 말씀의 초점이나 교회 절기에 따라 세 가지 의미를 다 경험해 보는 것도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다른 교단과 연합하여 예배를 보게 되면 무슨 성찬식을 이런 식으로 하나하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서로의 이질감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Constance M. Cherry, The Worship Architect, Grand Rapids, MI: Baker Academic 2010, pp. 86-89.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