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vergence Worship을 다루기 전에 우선 중요한 성경적인 근거를 짚어보겠습니다.
우리 예배 인도자들에게는 골로새서 3:16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골로새서 3:16 <개혁개정>
즉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속에 풍성히 거하게 되면 우리가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게 된다”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영어 번역을 보면 다른 해석이 나옵니다.
Let the message of Christ dwell among you richly as you teach and admonish one another with all wisdom through psalms, hymns, and songs from the Spirit, singing to God with gratitude in your hearts.
Colossians 3:16 <NIV>
직역을 해보면
시편과 찬송과 성령으로부터 오는 노래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노래하며 모든 지혜로 서로 가르치고 권면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 풍성히 거하게 하라
결국 우리가 찬양을 하고 서로 가르치고 권면하는 것은 그로 인하여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안에 풍성히 거하시게 하기 위함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어느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말씀 선포가 없으면 예배가 아니라.”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적인 예배마다 말씀 특히 설교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히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말씀과 설교 둘 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같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한국 교회 안에서는 목사님의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과 대등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엄격히 구별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밖에 없습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가끔 설교가 “하나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라”라고 하는데 이것도 사실 엄격히 말하자면 맞는 말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가끔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영사님이 와서 총영사님 혹은 대사님의 글을 대신 읽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영사님은 자기 말을 붙이지 않고 편지를 그대로 읽습니다. 이것을 대독이라고 합니다. 대신 읽는다는 뜻입니다. 대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말씀을 나름대로의 해석 없이 그대로 전하는 것이 대언의 의미입니다.
그래서 구약에서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할 경우에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This is what the Lord says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그렇다고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필요가 없다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느헤미야 8장에 보면 학사이자 제사장인 에스라가 새벽부터 정오까지 율법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에스라가 강대상에서 율법책을 읽으면 레위 사람들이 백성으로 하여금 율법을 깨닫도록 설명을 해주는 장면입니다. 어쩌면 통역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느헤미야 8장 7-8절 말씀입니다.
예수아와 바니와 세레뱌와 야민과 악굽과 사브대와 호디야와 마아세야와 그리다와 아사랴와 요사밧과 하난과 블라야와 레위 사람들은 백성이 제자리에 서 있는 동안 그들에게 율법을 깨닫게 하였는데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느헤미야 8:7-8 <개역개정>
이 전통은 디아스포라로 흩어진 유대인들의 회당 즉 synagogue로 전승됩니다. 예수님도 회당에 가시면 회당장이 주는 율법책 즉 성경 두루마리를 읽으신 후에 앉아서 이를 풀이해주는 장면이 신약 여러 곳에 나옵니다. 물론 예수님이 하나님이시니까 풀이해주시는 자체도 하나님의 말씀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초기 기독교 역사를 보면 이 전통이 유대교 회당을 넘어 이방인들의 교회에도 전승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강단에서 경건하게 성경 말씀을 읽은 후 교회 장로들이 회중 앞에 앉으면 교인들은 지금 읽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달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장로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쉽게 풀어주는 것, 이것이 설교 혹은 강론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은 성경밖에 없다면 이 하나님의 말씀이 어떻게 우리 마음에 풍성하게 거할 수 있는가? 전통적으로, 특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돌아가자고 외쳤던 종교 개혁 이후의 개신교에서는 설교가 그를 위한 주요 방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히 우리 안에 거하는 다른 길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교독문이 있고 드라마, 댄스, 성경 암송, 성경 일독, story telling, lector, 성찬식, 기독교 절기, lectionary 등등. 왜냐하면 사람의 성격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히 거하는 길은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예배 요소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풍성히 거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를 근거로 설교와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히 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예배의 요소를 제안해 보겠습니다.